"좋은 디자인은 간직하고 싶은 소망 갖게하는 것"

입력 2015-12-04 18:37   수정 2015-12-05 07:25

14년째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진행 신승원 총괄 디렉터

젊은 디자이너의 등용문
201개 브랜드 648명 참가

감각을 죽지 않게 하려고
반찬도 예쁜 그릇에 담죠



[ 이미아 기자 ] “‘좋은 디자인’을 딱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할 것 같아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는 소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든 것이 디자인이란 생각이요.”

지난 2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14년째 진행 중인 신승원 총괄 디렉터(디자인하우스 상무·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유행보다 반 보 앞서 나가는 디자이너가 가장 잘나간다”며 “디자이너는 자신의 실험정신과 마케팅의 조율, 최신 동향과 산업별 흐름 파악, 소재 연구 등 철저히 파고들어야 할 부분이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산업과 패션, 공간 등 여러 분야에서 매년 40~50여명의 신예 디자이너를 발굴해 ‘젊은 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도 통한다. 올해 행사엔 기아자동차와 신한카드 등 201개 브랜드와 디자이너 648명이 참가했다. 개막일에 2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신 상무는 “아무리 학생이라 하더라도 절대 무료로 전시 공간을 내주지 않는다”며 “한정된 공간과 비용으로 최상의 작품을 내는 연습을 하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를 체득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하고, 15년간 PR업계에서 해외 브랜드 비주얼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2001년부터 디자인하우스 전시사업본부를 이끌었다. 2002년 처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열 때만 해도 ‘저런 전시회 뭐 하러 하냐’는 말 많이 들었어요. 한국에선 여전히 개별 기업에서 제품의 역사는 중시하지만 디자인의 역사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때문에 디자인 지식재산권 보호에 취약하죠. 디자이너 발굴의 필요성도 잘 못 느끼고요. 디자이너들이 마음껏 재능을 보여줄 무대를 제공하고, 디자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시작했습니다.”

신 상무가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엔 모친의 영향이 컸다. 그는 “어머니께서 자수 놓기와 집 꾸미기를 아주 좋아하셨다”며 “문풍지에 꽃잎 하나라도 붙여 놓는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학생 땐 내성적이었고 혼자 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영화도 자주 혼자 보러 갈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일상 곳곳의 공간과 글자, 도안 등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해외 브랜드들의 쇼케이스 행사를 보면서 상품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려는 정성도 배웠고요.”

그는 중년이 된 지訃?항상 최신 가요를 듣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낼 때도 예쁜 그릇에 꼭 덜어 담아 먹는다. “감각을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제가 디자인 쪽에서 일하다 보니 가족들도 함께 ‘디자인 정신’에 충만해서 사는 것 같아요. 제 아들도 ‘엄마, 그 옷 입을 땐 포인트 될 다른 액세서리 챙겨야지’라고 권할 정도죠. 어쩌면 디자인은 ‘좀 더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 그 자체 아닐까 해요.”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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